정부, 내년 821조 슈퍼예산 편성…반도체 세수로 162조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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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9/01 13:04


 

이재명 대통령이 1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제공 = 뉴스1

 

정부가 내년 총지출을 약 821조원으로 편성했다. 올해보다 12.8%, 93조원 늘어난 역대 최대 규모다. 반도체 호황으로 불어난 세수를 바탕으로 AI·반도체·청년·지방에 대규모 투자하고, 100조원 이상을 별도 기금에 쌓아 세수 변동에 대응하겠다는 구상이다.

 

정부는 1일 국무회의를 열고 '2027년 예산안'을 의결했다. 예산안은 이달 중 국회에 제출되고, 각 상임위원회 및 예산결산특위의 감액·증액 심사를 거쳐 12월 확정된다.

 

예산안에 따르면 내년도 총지출은 820조9000억원으로 12.8% 늘렸다. 총수입은 880조8000억원으로, 전년보다 205조6000억원, 30.4% 늘어난 규모다. 이 중 국세수입은 법인세와 소득세 증가 등에 힘입어 584조4000억원으로 예상했다.

 

정부는 반도체 경기 호황에 따른 세수 증가를 단년도 소비성 지출로 소진하지 않고, 별도 기금에 담아 미래 투자와 재정 안정화에 함께 쓰겠다는 방침이다. 앞서 정부는 내년 예산안을 ‘800조원+α’ 규모로 편성하고 미래대응기금 신설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162.3조원 규모 미래대응기금신설…104.4조원은 적립

 

핵심은 162조3000억원 규모의 '미래대응기금' 신설이다. 정부는 이 가운데 45조4000억원을 청년·성장동력·지방·교육·인재 등 4대 분야에 투입하고, 나머지 재원은 세수 변동에 대비한 여유자금으로 운용할 계획이다. 미래대응기금을 통해 2027년 신규 국고채 발행 물량도 12조5000억원 줄이기로 했다.

 

미래대응기금은 최근 10년간 내국세 수입 추세선을 웃도는 추가 세수와 교육재정교부금 개편 재원, 초과세수, 잉여금 및 운용수익 등을 기반으로 조성된다. 정부는 2027년 기금 수입 162조3000억원 가운데 사업성 지출 45조4000억원을 제외한 약 104조4000억원을 여유재원으로 적립한다. 일부를 당장 집행하지 않고 비상시 활용하겠다는 계획이다.

 

기획예산처는 일반회계가 단년도 예산 원칙상 여유재원을 쌓아두기 어렵다는 점을 기금 신설의 배경으로 들었다. 일반회계로 편성하면 세입 증가분을 같은 해에 소진해야 하지만, 기금은 여유자금을 운용해 세수 급감이나 추가 재정수요 발생 시 신속히 대응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반도체·피지컬AI에 집중 투자

 

정부는 미래대응기금을 포함한 재정 투자의 최우선 순위로 반도체, 피지컬AI, 인공지능데이터센터(AIDC) 등 3대 메가프로젝트를 제시했다. 우선 ‘반도체산업 경쟁력강화 특별회계’를 신설하고 K-반도체 초격차 유지에 3조4000억원을 투자한다. 수도권과 서남권 반도체 생산기지 조성을 지원하고, 원천기술 및 국산 AI 반도체 고도화에도 재정을 투입한다.

 

피지컬AI 현장 실증에는 2조6000억원을 배정한다. 제조 현장의 숙련기술과 데이터를 활용한 AI 솔루션, 8대 핵심 분야 실증 프로젝트 등을 추진한다. 국산 AIDC 산업 생태계 조성을 위한 핵심 부품 성능 검증 테스트랩 구축 등 신규 연구개발(R&D)도 포함됐다.

 

반도체 산단의 전력·용수·산업단지 인프라 지원도 확대한다. 정부는 반도체 산업단지에 안정적으로 전력을 공급하기 위한 지중 송전망과 고압 변전소 등에 선제 투자하고, 한국전력에 5000억원을 신규 출자하기로 했다. 취약계층 전기요금 복지할인도 지원해 한전의 투자 여력을 보강한다는 구상이다.

 

독자 AI 모델 개발을 위해서는 그래픽처리장치(GPU) 1만장과 데이터, 전문인력을 지원한다. 국민 누구나 활용할 수 있는 대국민 AI 서비스 개발과 초·중·고교생, 대학생, 구직자, 재직자 대상 AI 교육도 병행한다.

 

◆청년에 ‘전 생애’ 지원

 

청년 정책은 교육·일자리·창업·자산·주거·혼인·출산·양육까지 생애주기를 포괄하는 방식으로 확대한다.

 

정부는 첨단산업 인재 양성 부트캠프를 두 배로 늘리고, 대학생 6만명에게 졸업 전 첫 직장 경험을 제공하는 ‘인턴학기제’를 도입한다. 청년 일경험과 훈련 지원 대상은 72만명으로 확대한다. 청년 구직 지원은 기존 국민취업지원제도에서 분리해 ‘청년첫취업지원’으로 신설한다.

 

자산 형성 지원책도 대폭 손질한다. 출생부터 만 18세까지 연 최대 120만원을 지원하는 ‘우리아이자립펀드’를 신설하고, 청년미래적금은 소득 요건을 폐지해 모든 청년이 가입할 수 있도록 한다. 정부 기여율은 일반형 6%, 우대형 15%, 비수도권 중소기업 재직 저소득 청년 대상은 최대 25%로 차등 적용한다.

 

주거 부문에서는 청년 공공임대주택 10만6000호를 공급하고, 역세권의 넓은 평형 공공임대주택 2만호를 새로 마련한다. 월세 수준으로 내 집 마련을 지원하는 청년미래보금자리론도 신설한다.

 

혼인·출산·양육 지원은 현금성·세제 지원을 재구조화한 3종 패키지로 묶는다. 혼인신고 부부에게 100만원을 지급하는 혼인지원금을 신설하고, 첫만남이용권과 부모급여를 통합한 출산지원금은 최대 2000만원까지 지원한다. 아동기본수당은 월 최대 30만원으로 개편한다. 기존 수급자는 기존 제도에 따라 계속 지원받을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지방·복지·안보까지 확대

 

지역균형발전에는 ‘5극3특 성장엔진 특별보조금’을 신설하고, 지방우대 원칙 적용 사업을 올해 7개에서 61개로 늘린다. 관련 대상 사업 규모는 17조3000억원이다. 미래대응기금의 지방 계정을 통해 지방미래성장지원금 3조5000억원도 추가 교부한다.

 

지방 국립대는 2027학년도 신입생부터 등록금을 전액 장학금으로 지원한다. 다만 의대는 일반 지방국립대 무상등록금 대상에서 제외하고, 지역의사제 트랙을 통해 지역·필수의료 의대생의 등록금을 별도로 지원한다. 지역의사제 참여자는 10년 의무복무 조건이 적용된다.

 

소상공인 지원책으로는 코로나19 피해 소상공인의 장기연체 채무 특별조정, 고용보험 미적용 소상공인 대상 육아수당, 건강검진 시 인건비를 지원하는 건강돌봄 사업 등을 신설한다. 농어촌 기본소득은 인구감소지역 69곳 가운데 35곳으로 확대한다. 정부는 이를 농업 생산성 제고 사업이 아니라 인구소멸 위기에 놓인 농촌 공동체를 유지하기 위한 정책으로 규정했다.

 

복지 분야에서는 기준중위소득을 역대 최대 폭인 6.7% 인상한다. 이에 따라 생계·의료·주거·교육 등 4대 급여 지원 규모는 27조1000억원으로 확대된다. 노인일자리는 115만개에서 118만개로 늘린다.

 

기초연금은 부부 동시수급자 감액률을 현행 20%에서 10%로 낮추고, 저소득 직역연금 수급자에게도 수급 문호를 일부 열 방침이다. 정부는 고소득층 지원을 줄여 저소득층에 돌리는 방식이 아니라 상위 수급자의 급여는 유지하면서 저소득층 지원을 보강하는 ‘하후상박’ 구조라고 설명했다.

 

국방·안보 분야에서는 전시작전권 전환을 위한 핵심 전력 확보와 핵추진잠수함, KF-21 도입을 지원한다. AI·로봇·드론 기반 유무인 복합체계 구축, 초급 간부 처우 개선, 참전명예수당 인상도 담겼다. 정부는 원유와 핵심광물 확보를 위한 자원안보기금 신설, 북극항로 시범운항 2회 지원 등 경제안보 투자도 병행할 계획이다.

 

◆2030년 지출 1000조…채무비율은 49%

 

정부는 2026~2030년 국가재정운용계획에서 2028년부터 지출 증가율을 단계적으로 낮추겠다고 밝혔다. 총지출 증가율은 2027년 12.8%에서 2028년 9%, 2029년 7%, 2030년 5% 수준으로 조정한다는 계획이다.

 

2030년 총지출은 처음으로 1000조원을 넘길 전망이다. 정부는 반도체 호황이 지속된다는 전제를 깔기보다, 2028년 이후 국세수입 증가율을 연 3% 수준으로 보수적으로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실질 경제성장률은 연 2%를 전제로 잡았다.

 

정부는 중기적으로 관리재정수지를 GDP 대비 -3% 이내로, 국가채무비율은 2030년 49% 수준으로 관리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대규모 지출을 유지하면서도 세입 증가와 지출 증가율 안정화를 통해 재정수지를 개선하겠다는 구상이다.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은 " 수가 크게 늘어나면서 재정건전성이 한층 더 강화됐을 뿐만 아니라 미래를 위한 투자여력도 확대됐다"며 "하지만 지금의 성과에 안주할 수 없습니다. 생산연령인구 감소와 생산성 정체로 구조적 저성장이 고착화될 수 있는 갈림길에서 이번 회복의 모멘텀을 잠재성장률의 추세적 반등으로 이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성장의 그늘에 있는 청년, 소상공인 등 취약계층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성장의 온기를 전 세대·지역·계층으로 확산하는 K자형 양극화 완화가 어느 때보다 절실한 시점"이라며 "2027년 예산안은 단순한 내년도 나라살림 계획을 넘어 글로벌 AI 패권 다툼이 가열되는 가운데 대한민국이 나아갈 청사진"이라고 강조했다.

 

유지승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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