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외에서 상장 ETF의 토큰화 움직임이 본격화됨에 따라 국내 자산운용사들도 이러한 흐름에 발맞춰 사업을 추진하고 신시장 선점에 나섰다.
미래에셋운용은 최근 홍콩에서 토큰화 커버드콜 ETF를 처음 선보였다. 계열사 글로벌 엑스 'HSCEI 커버드콜 액티브' ETF에 토큰화 클래스를 도입한 건데 해당 ETF는 지난 2024년 2월에 상장해 현재 순자산은 28억달러 규모에 달하는 월배당 상품으로, 홍콩 인컴 시장의 대표상품 중 하나로 자리잡았다.
토큰화는 기존 펀드 지분을 블록체인상에서 디지털 토큰으로 기록·표시하는 방식이다. 토큰 1개가 펀드 지분 1좌와 일대일로 대응하고 투자자는 기존 상품에 대한 권리를 그대로 유지하며 기준가격도 기존 클래스와 동일한 펀드에서 산출된다.
토큰화는 결제 과정을 크게 단축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기록을 블록체인이라는 공유 원장으로 옮겨 지분의 이전과 결제 과정을 단순화할 수 있어서 24시간 거래, 소액 단위 투자 등이 가능해진다.
이미 해외에선 다양한 토큰화 펀드가 나왔다. 블랙록은 토큰화 국채 펀드를 내놨고 프랭클린템플턴도 온체인 MMF를 출시한 바 있다. 반면 상장 ETF, 주식의 토큰화는 이제 시작되는 단계이고 성장 가능성이 크다고 운용업계는 보고 있다.
미래에셋운용 측은 "디지털자산 플랫폼을 이용하는 고객, 기관들의 관심이 꽤 있고 개인투자자 수요도 유통 채널이 넓어지는 속도에 따라 점진적으로 형성될 것으로 본다"며 "시장 초기엔 24시간 결제와 운영 효율 같은 기관 수요가 성장을 견인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신한운용도 글로벌 블록체인 네트워크 솔라나와 토큰화 펀드 사업 협력을 하고 있다. 원화 초단기채펀드를 대상으로 토큰화를 하고 유통 기술을 검증한다는 계획이다.
초단기채, MMF 등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상품은 변동성이 낮고 구조가 단순해 전세계적으로 토큰화 대상으로 가장 많이 선택된다는 점에서 채권형 상품을 대상으로 준비 중이다.
토큰형 펀드의 국내 도입을 위해 토큰 형태 지분 기록의 법적 지위를 명확히 하는 등 제도 정비가 필요한 상황이다. 우리나라도 STO와 관련해 법제화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조각투자업계 관계자는 "정형증권의 토큰화는 새로운 시장을 여는 일이라기보다는 기존 인프라 위에 다른 방식을 얹는 작업에 가까운데 주식의 경우 권리관계가 복잡해서 한 번에 전환하기엔 어려운 실정"이라며 "기관을 대상으로 한 사모부터 단계적으로 접근할 가능성이 높고 계좌 관리, 권리 구현 등 관련 인프라 구축이 빨라지면 공모로 확대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명재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