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증시에서 탈모 치료제 섹터가 새로운 투자처로 부상하자 국내 탈모 관련 기업들의 주가도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다만 탈모 시장의 성장성과 개별 종목의 실제 수혜 가능성을 구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종의 ‘테마주’처럼 묶여 과열화된 상황에 대한 경계심이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0일 현대약품 주가는 9000원 후반선에서 등락을 거듭했다. 지난달 31일 6380원에서 50% 넘게 상승한 수준이다. 같은 기간 JW신약과 삼익제약은 60%가량 올랐다.
현대약품의 강세는 미녹시딜제 탈모 치료제 ‘마이녹실’에 대한 재평가 기대감에서 비롯됐다. 마이녹실은 약국에서 쉽게 접근 가능한 일반의약품(OTC) 탈모 치료 브랜드로, 탈모 치료 건강보험 급여 확대 시 간접 수혜 가능성이 거론된다.
JW신약은 먹는 약과 바르는 약, 모발 관리 화장품을 아우르는 탈모 케어 제품군을 보유하고 있다. 삼익제약은 차세대 탈모 치료제 개발 기업으로 분류된다.
다만 업계에서는 탈모 시장의 성장성 자체와 개별 종목의 실제 수혜 가능성을 구분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신약 개발과 적용 등의 기대감뿐만 아니라 실제 기업의 경쟁력이 어느 정도인지 꼼꼼히 따져보고 투자하는 ‘옥석 가리기’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탈모 건강보험 적용 논의도 뚜렷한 진척이 없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해 말 보건복지부 업무보고에서 검토를 주문했지만 경제적 부담 가중과 건보 재정적자 우려에 공론화 토론회 추진을 중단했다.
실제 건강보험 급여 확대가 결정되더라도 적용까지는 시간이 걸릴 수 있다. 탈모 치료제 관련주 대부분이 소형주로, 테마주 투자에 이용되거나 작전세력의 목표가 되기 쉬워 투자에 주의가 요구된다.
국내에서 탈모 치료제 개발로 주목받는 곳은 JW중외제약이다. 모낭의 성장과 재생을 직접 유도하는 신약 후보물질 ‘JW0061’을 개발 중이다. 모발 성장에 관여하는 GFRA1 수용체를 활성화하는 새로운 기전의 계열 내 첫 후보물질이다. 지난 4월 국내 임상 1상에 착수했고, 미국·일본 등 주요국에서 물질특허도 확보했다.
기존 탈모 치료제는 일부 환자에게서 성기능 이상 반응 등의 부작용이 있었다. JW0061은 DHT를 줄이는 기존 치료제와 달리 모낭의 성장 신호 자체를 활성화하는 방식이어서 개발에 성공할 경우 기존 부작용을 피할 수 있는 새로운 치료 선택지가 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는 “탈모 테마에 엮여 급등하는 기업 중에는 단순히 제네릭 유통망을 보유했거나 건강보험 적용 기대감으로 엮인 기업들도 있다”며 “상업화 가능성이 있는 신약 개발 기업과 단순 수혜주를 구분하는 선별적 투자와 옥석 가리기가 필수적인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박종헌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