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드라마 제작사 스튜디오드래곤의 수익성이 눈에 띄게 개선됐다. 올해 2분기 매출은 직전 분기보다 오히려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2배 넘게 뛰었다. 지난해보다 제작 물량을 늘린 데 이어 CJ ENM 계열 채널뿐 아니라 지상파와 국내외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로 판매처를 넓히고 제작비 효율화까지 병행한 결과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CJ ENM 자회사 스튜디오드래곤(253450)은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매출 1453억원, 영업이익 154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6.9% 증가했고, 지난해 2분기 29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던 영업이익은 흑자로 돌아섰다. 영업이익률은 10.6%를 기록했다.
실적 반등을 이끈 핵심은 늘어난 제작 물량과 판매다. 2분기 스튜디오드래곤의 TV·OTT 방영 회차는 77회로 지난해 같은 기간 41회보다 36회 늘었다. 같은 기간 콘텐츠 판매 매출은 924억원에서 1269억원으로 37.3% 증가했다. 반면 편성 매출은 173억원에서 155억원으로 줄었다.
늘어난 물량을 받아줄 판매처도 넓어졌다. CJ ENM이 운영하는 tvN에서 '은밀한 감사', 티빙에서는 '유미의 세포들 시즌3'와 '취사병 전설이 되다'를 선보인 데 이어, SBS '멋진 신세계', MBC '오십프로', 디즈니+ '골드랜드'까지 공급하며 모회사 계열 채널뿐 아니라 지상파와 글로벌 OTT로 판매처를 확대했다. 여기에 스튜디오드래곤 자회사 지티스트가 제작한 '참교육'과 '맨 끝줄 소년'은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됐다.
눈여겨볼 대목은 매출보다 이익의 증가 폭이다. 스튜디오드래곤의 2분기 매출은 전분기보다 6.4% 감소한 1453억원에 그쳤지만 영업이익은 154억원으로 140.6% 증가했다. 영업이익률 역시 1분기 4.1%에서 2분기 10.6%로 6.5%포인트 높아졌다. 매출이 전분기보다 줄었음에도 영업이익은 154억원으로 두 배 넘게 증가한 것이다. 상반기 누적 매출은 3006억원, 영업이익은 218억원이다.
이는 단순히 더 많은 작품을 내놓은 것만으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변화로, 지역별 판매 확대와 판매 조건 개선, 제작비 효율화 등이 함께 작용하며 더 많은 이익을 남기게 된 것으로 풀이된다. NH투자증권은 판매가격 상승을 위한 조건 개선과 부가매출 확대, 방영 편수 증가를 위한 플랫폼 다변화, 제작비 효율화가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업계 관계자는 머니투데이방송 MTN에 "과거에는 얼마나 많은 작품을 제작하느냐가 중요했다면 지금은 제작한 작품을 얼마나 다양한 플랫폼과 지역에 좋은 조건으로 판매하느냐가 더 중요해지고 있다"며 "제작비가 크게 오른 상황에서는 제작 편수만 늘려서는 수익성을 담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결국 IP를 확보하고 작품별 판매처를 다변화하는 능력이 제작사의 수익성을 좌우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제작업계가 방송사 편성 감소와 제작비 상승이라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는 점에서 공급처 다변화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특정 채널의 편성 확대만 기다리기보다 지상파와 국내외 OTT까지 판로를 넓혀야 작품을 선보일 기회를 늘리고 수익원도 확대할 수 있어서다.
하반기에도 공급 물량 확대는 이어진다. 스튜디오드래곤은 tvN '최애의 사원', '포핸즈', '100일의 거짓말', '기프트', 넷플릭스 '천천히 강렬하게', SBS '닥터X : 하얀 마피아의 시대' 등을 순차적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결국 스튜디오드래곤의 2분기 성적표는 드라마 제작사의 성장 공식이 단순히 '많이 만드는 것'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준다. 작품 수를 회복하는 동시에 팔 수 있는 플랫폼을 넓히고, 신작뿐 아니라 기존 IP에서도 추가 매출을 만들어내는 것이 중요해지고 있다. 1년 만에 흑자로 돌아선 스튜디오드래곤이 이 같은 수익 구조를 지속할 수 있을지가 향후 실적의 관건이다.
이해정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