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미반도체의 주요 장비 중 하나인 MSVP(마이크로 쏘 비전 플레이스먼트)가 AI 반도체용 대면적 기판 수요 확대에 힘입어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빠르게 늘면서, TC본더에 이은 주 매출원으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한미반도체의 올해 MSVP 매출은 지난해보다 약 2.8배 가량 늘면서, 핵심 수익원으로 입지를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가의 한미반도체 연매출 전망치(외국계IB 포함)가 약 7000억원대라는점을 고려하면, MSVP의 매출 비중은 30%대 안팎까지 확대될 것으로 추산된다. 지난해 10%대 중반 수준에서 2배 이상으로 확대되는 셈이다.
MSVP는 반도체 패키지를 정밀하게 절단하고 검사하는 장비다. 한미반도체는 기존 MSVP 기술을 바탕으로 '대면적' 반도체 기판에 대응할 수 있는 장비를 공급하며 시장 확대에 나서고 있다.
성장 배경에는 AI 반도체의 고성능화가 있다. AI 가속기는 여러 반도체 칩과 고대역폭메모리(HBM)를 하나의 패키지로 연결하는 구조가 확대되면서 이를 지탱하는 FC-BGA(플립칩 볼그리드어레이) 기판도 대형화하고 있다.
기판 면적이 커질수록 절단 과정에서 정밀도와 안정성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해진다. 특히 대면적 기판은 가공 과정에서 뒤틀림이나 손상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어 고정밀 절단 장비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대면적 기판을 처리할 수 있는 MSVP 장비의 수요도 증가하는 추세다.
그동안 한미반도체의 실적은 HBM 제조에 사용되는 TC본더에 대한 쏠림 현상이 강했다. 하지만 AI 반도체용 대면적 기판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MSVP가 또 다른 핵심 수익원으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특정 장비에 집중됐던 매출 구조가 점차 다변화되고 있다는 평가다. 회사측도 올해 1~8월 MSVP 누적 매출이 지난해 연간 실적을 이미 넘어섰다고 밝힌 상태다.
실제로 최근 한미반도체는 잇달아 MSVP 장비 수주 계약을 맺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6일 삼성전기와 약 245억원 규모의 AI 반도체 기판 제조용 대면적 MSVP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앞서 지난달에는 OSAT(반도체 후공정) 업체 UTAC와도 78억원의 신규 수주를 따냈다.
수주 확대 움직임은 다른 고객사로도 이어질 전망이다. 한미반도체는 최근 국내외 주요 반도체 기판·패키징 업체들과 추가 장비 공급을 논의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와 관련, 업계 한 관계자는 "AI 반도체용 대면적 기판 수요가 빠르게 늘면서 MSVP 공급도 확대되고 있다"며 "국내외 주요 반도체 기판·패키징 업체들과 MSVP 신규 공급계약을 논의하고 있으며, 일부는 계약 체결을 앞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설동협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