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대 D램 제조업체 창신메모리(CXMT)가 20~30%의 낮은 생산 수율에도 인공지능(AI) 반도체용 고대역폭메모리(HBM) 생산을 추진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28일 보도했습니다. 미국의 첨단 반도체 수출통제로 중국 내 AI 메모리 공급이 부족해지자 높은 생산 비용과 기술 격차를 감수하면서까지 국산화를 서두르는 모습입니다.
로이터통신은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 2명을 인용해 창신메모리가 차세대 AI 반도체에 사용되는 HBM3E의 제한적 생산을 향후 두 달 안에 시작할 계획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창신메모리는 이미 중국 내 여러 AI 반도체 설계업체에 HBM3E 시제품을 전달한 것으로 보인다고 로이터는 전했습니다.
그러나 생산 수율은 20~30% 수준에 그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수율은 생산된 반도체 가운데 품질 기준을 충족한 정상 제품의 비율입니다. 수율 20~30%는 반도체 10개를 만들면 실제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은 2~3개에 불과하다는 의미입니다. 세계 HBM 시장 1위인 SK하이닉스의 수율은 약 70%로 추정됩니다. 창신메모리보다 두 배 이상 높은 수준입니다. 다만 이 수치는 익명의 소식통이 제시한 추정치로, 양사의 공식 발표를 통해 확인된 것은 아니라고 로이터는 덧붙였습니다.
창신메모리가 낮은 수율에도 생산을 추진하는 것은 중국 AI 반도체 업체들이 첨단 메모리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라고 로이터는 설명했습니다.
미국은 2024년 12월 중국으로 향하는 일부 첨단 HBM 제품에 대한 수출통제를 강화했습니다. 이후 중국 반도체 업체들은 비공식 유통 경로를 통해 메모리를 확보하고 있지만 가격이 정상적인 거래보다 몇 배 높은 경우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메모리 공급 부족은 중국산 AI 반도체 가격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로이터에 따르면 지난달 화웨이와 캠브리콘, 메타엑스, 일루바타 코어엑스 등이 메모리 비용 부담으로 기존 및 차세대 AI 반도체 가격을 20~50% 인상했습니다.
창신메모리는 수율을 높이기 위한 설계 변경을 적용한 제품을 포함해 두 종류의 HBM3E 시제품을 고객사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낮은 수율 탓에 생산 비용이 높아져 해외 경쟁 제품보다 가격이 비쌀 것이라고 로이터는 예상했습니다.
성능 격차도 상당합니다. 소식통에 따르면 창신메모리의 HBM3E는 시험 과정에서 SK하이닉스의 동급 제품인 5세대 HBM3E보다 이전 세대인 4세대 HBM3에 가까운 성능을 보였습니다. 중국 업체가 HBM3E 개발에 나섰지만 실제 성능과 생산 효율에서는 한국 업체들을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세계 HBM 매출 점유율은 SK하이닉스가 50%로 1위를 차지했습니다. 삼성전자가 33%, 미국 마이크론이 18%로 뒤를 이었습니다. 매출의 대부분은 HBM3E 제품에서 발생했습니다.
창신메모리는 일반 D램 시장에서는 세계 4위 업체로 성장했습니다. 올해 2분기 세계 D램 매출 점유율은 10%에 달했습니다.
그러나 HBM에서는 기술적 격차가 여전히 큽니다. 삼성전자는 지난 7월 6세대 제품인 HBM4 판매를 확대하고 주요 고객사에는 7세대 제품인 HBM4E 시제품을 공급했다고 밝혔습니다. 창신메모리는 상용화 기준으로 적어도 한 세대 뒤처진 것으로 평가됩니다.
김나윤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